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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도란도란

시골의 맛을 느끼는 행복 - 함양 맛집 보화식당 추어탕

by 마쑤 2014.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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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때 부모님께선 방학이되면 학원이 아닌 지리산 자락에 있는 외갓집에 저희를 보내서 비슷한 또래의 사촌형제들과 한달내내 놀다오곤 했습니다 특히 여름방학때는 마을앞 깨끗한 냇물에 동네어른들이 냇물 흐름이 빠른곳에 대나무를 촘촘히 꼽아두면 물고기들이 대나무위로 쭉 올라와서 팔딱팔딱 뛰고있어 초장통 하나들고 냇가로 가면서 깻잎도 따 그렇게 살아있는 물고기를 맛있게 주워먹고  수영도하고 새카맣게 탄채 집으로 오곤 했습니다


매운걸 하나도 못 먹었던 저는 물고기 하나 초장에 찍어먹고 물 한컵 마시느라 냇물에 사는 그 다채로운 종류의 맛난 물고기는 몇마리 못먹고 물배를 채워야 했지만 매워도 어찌나 맛있던지 ....어릴때 강박에 가깝게 음식을 꼭꼮 씹어먹던 저는 같이 간 사촌들과 우리 남매들이 폭풍 흡입하느라 부족한 물고기를 사수하기 위해 한손에 다음 물고리 한마리,한손엔 물컵을 챙겨들고 올챙이배처럼 부풀어 올라 도저히 먹을수 없을때까지 먹었습니다 캬~ 그맛이란~

(아버지께선 그래서 봄,가을 기생충약을 꼭 사다 먹이셨죠 민물 물고기는 기생충과 디스토마를 조심해야 합니다)


이무렵 우리 남매를 대신 떠안은 외숙모께서는 음식솜씨도 뛰어나서 여러가지 반찬을 저희를 위해 만들어 주시곤 하셨는데 제가 무척 좋아했던 반찬중 하나가 가마솥 뚜껑에 지진 깻잎전이었는데 그 더운 한여름에 장작불을 때서 깻잎전도 거의 매일 해주셨고 매운걸 못먹는 절 위해 옆에 앉아 물에 김치도 하나 하나 씻어주셨었습니다 지금도 생각해보면 너무 고맙고 죄송했던거 같습니다


그때 엄마 다음으로 좋아했던 외숙모가 그래도 미울때가 있었으니 제가 먹을수있는 반찬이 하나도 없는 식단일때는 미웠습니다 어린놈이 제법 간사했죠^^;; 맵고 짜고 시고 단거를 전혀 안먹던 그때 제입맛이 까다로웠는데 매번 맞추기가 얼마나 힘드셨겠습니까 이때 지역 시골밥상에는 필수라고 할정도로 "제피(초피나무의 사투리)"라고 불리는 향신료가 많이 쓰였는데 김치에도 들어가고 매운탕류,어탕류등등 가짓수가 많았죠


제피는 매운맛과 특유의향이 있어서 그때 제가 무척 싫어했는데 제피가 안들어간 반찬이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을때는 하나씩 집어먹었더랬는데 군입대후 어느정도 맵고 짠것도 먹게된후는 그렇게 싫었던 제피가 이제 "고향의 맛"을 상징하는것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시골에 1년에 5~8번 정도 며칠씩 머물다 오는데 간혹 제피가 첨가된 음식을 먹으며 소소한 행복을 느낍니다


4월 5일 식목일과 한식날을 맞아 성묘도할겸 겸사겸사 시골에 갔는데 올라오기전 엄마가 "추어탕"이 먹고싶다고해서 외할머니와 외삼촌등 가족들을 대동하고 오늘 소개할 함양 맛집인 보화식당이라는곳을 갔습니다 함양 맛집이란 타이틀은 제가 부여한 의미지만 함양 지역에서는 입소문으로 이미 어느정도는 인지도가 있는곳입니다 


직접 가보니 정갈한 맛집을 기대하시는 분보다는 허술하고 마음에 안차는 부분이 있어도 저와 비슷한 추억을 가지셨거나 시골의 맛을 느끼길 원하는분들이라면 좋은 식당일거 같습니다 식당의 위치는 아래 첨부 지도에 나와있고 함양군 거주자라면 아마 아실분들이 계실겁니다

제가 평소 음식에대한 포스팅을 하지않는지라 단순한 소개로 그치는 것은 양해바랍니다

- 함양 맛집 보화식당 외관

우리나라 곳곳에서 볼수있는 지극히 평범한 외관입니다

함양 맛집 보화식당 밑반찬 

함께 간 외할머니등 가족분들은 이런류의 반찬구성을 좋아하시더군요 초딩입맛인 전 몇가지만 좋아했습니다^^;;

- 점심메뉴로 정한 보화식당의 함양식 추어탕입니다 제가 한식재료에는 지식이 없어 추어탕에 들어간 주재료를 말씀뜨리지 못하겠네요 먹기전에 사진을 한장 담았고요 공기밥도 추어탕도 양이 많더군요(사진 촛점이 안맞네요..가지고간 P사의 폰은 사진에 약점이 많네요.ㅠ.ㅠ)

- 남김없이 다 먹어치웠습니다^^

- 보화식당 메뉴입니다 가격부분이 흐리게 찍혔는데 제가 먹은 추어탕은 6천원입니다 

추어탕 형식은 지역별로 아주 판이하게 다른지라 모처럼 고향 스타일 추어탕을 가족들과 맛에 만족하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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