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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도란도란

나와 함께한 캐논 20D

by 마쑤 2011.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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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폰3GS로 촬영)

처음 SLR에 입문한건 제가 11살무렵이었는데 미군부대에 근무하시던 아버지께서
구입해서 장롱에 넣어두신 니콘의 명기라 불리는 FM-2를 만져본게 계기였던거로
기억합니다. 그뒤 86년 아니면 87년쯤에 캐논의 신형 EOS650쯤을 구입하셨는데
어찌나 애지중지 하셨는지 (물론 그때는 이해못했지만요) 전 손도 못대게 하셨지요
그러다 금고에서 몰래 꺼내서 학교에 가져가서 운동장에서 빈카메라로 신나게 셔터를
눌렀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당연하지만 그때는 뷰파인더에 쪼끄만 사각형들이
빨갛게 빛나면서 반셔터일때 초점 맞았다고 알려주는 소리가 그렇게 좋았더랬습니다.

천체사진 찍어보겠다고 몇달을 용돈모아서 구입한 천체망원경에 카메라를 연결할수
없다는것을 알고 좌절하기도 했었고요..부모님 몰래 카메라 꺼내서 빈카메라로 친구들
찍어준다고 폼잡고..  

성장기 질풍노도의 시기에는 노느라 바뻐서.. 카메라를 멀리 하다가
처음 취업해서 서울로 올라가서 촌놈인지라 아는사람도 없고 주말에 할일도 없어서
다시 관심을 가진게 사진이었습니다. EOS30 과 기본 줌렌즈 28-105로 사진을 
찍게되었습니다.

신나게 사진을 찍고 다니는데 문제는 쥐꼬리 월급의 대부분이 사진촬영과 현상,인화
(필카였으니까요)에 들어가니 부담이 많았지요 그러다가 캐논의 초창기 DSLR의 하나인
D30을 중고로 구매하기로 마음먹고 각종 캐논 커뮤니티를 배회했는데 턱없이 비싼
가격을 요구하기도하고 구매하기로 했는데 다른사람에게 더 비싼 가격에 팔았다고
연락을 받으면서 시쳇말로 "뚜껑"이 열리더군요
그러다 일본의 중고시세가 환율등을 감안해도 싸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직접 일본에서
구매했습니다.

DSLR 바디의 성능이 필카의 보급기인 EOS30에도 못미쳤지만 그때만 해도 완전
신세계더라구요 그렇게 입문후 "난사"에 즐거움에 빠져 지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듯 저 역시 "뽐뿌 혹은 지름신"의 속삭임에빠져 국내에 출시되는 각종
악세사리와 렌즈를 사고팔기를 반복하다가  궁극의 렌즈 구성이라는 "17-35L,28-70L,
70-200L"에 더해서 28mm,50mm,85mm,100mm micro,200mm"등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짓죠니 마킨스..어쩌구 저쩌구 좋다는거 하나씩 사게
되더라고요..차한대 살돈 꼴아박은셈이죠..

거기에 카메라,렌즈,악세사리들을 수집하는 병까지 생겼으니.. 이건 뭐..

그렇게 사진이 아닌 "카메라"에 빠져 지내다가 어느날 몽땅 처분하고 다시 평범한
필카로 회귀했으나 역시 현상/인화비의 압박에 캐논의 EOS 20D와 24-105L 그리고
550ex, 평범한(?) 삼각대,반사판만 구비하고 아직까지 저 구성으로 그대로 지내고
있습니다.

친구,친척,지인들의 경조사와 취미인 사진촬영의 기쁨을  몇년을 저와 함께해온 20D...

얼마전 딸내미의 재롱잔치를 찍겠다며 빌려간 친구가 돌려주면서 "야 이제 사진이
잘 안나오네..그만큼 썼으면 뽕뽑았으니 새거 좋은거 하나 장만해라~! " 라고 하더군요.
빌려간 턱으로 술한잔 사면서 이야기하니.. "니 내공이 부족해서 그런거야" 라는 말이
입안에서 맴돌더군요..  
웬지 술먹다가 한순간 울적해지더라구요 수일내로 봄도 되고 했으니 가까운곳에 한번
나가서 점검을 빙자한 나들이를 해봐야겠습니다..

*하필이면 오랫동안 간단한 사진 촬영용으로 사용하던 니콘의 똑딱이디카도 얼마전
장렬하게 전사하여.  20D 바디도 이상이 있다면 참 슬플거 같습니다..
(지갑도 저와 동병상련)
** 요즘 똑딱이 디카 정말 저렴하더군요..
10만원 안쪽에서 새거를 구입가능하고 동영상기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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